#04_[번역] 주기율표로 알아보는 제품 디자인의 비밀

#04_[번역] 주기율표로 알아보는 제품 디자인의 비밀
본 글은  core77의 동의하에 게재하며, 번역상 오류가 있는 부분은 댓글이나 메일 주시면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문맥상 의역을 한 곳들도 제법 있으므로, 링크된 원본 글을 확인해보시길 권장합니다.
>원본 글 링크 Original report Link<
A Periodic Table of Form: The secret language of surface and meaning in product design, by Gray Holland
우선 본문 내용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서론을 남기자면, ‘제품의 형태가 무엇을 말하는가?, 왜 이렇게 디자인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굉장히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을 가능하게 해줬던 글입니다. 원본 글의 댓글들을 보면 대체로 많이 공감한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사물의 표면(surface)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꼭 글쓴이가 말하는데로 분류하기엔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은 디자인을 모르는 분들부터 디자이너들까지, 제품 디자인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품/산업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현업 디자이너들의 경우, 교수들님들이나 클라이언트들에게 ‘감성’만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설득력을 실어주는 배경이 될 수 있을만한 지식이라 꼭 일독해보시길 권장합니다.
>surface는 형태, 표면으로, form은 형태,상태,상황의 의미로 문맥에 맞춰 의역했습니다. 더불어, 원본 글 댓글에 나와있는 톰슨의 책 < On growth and Form>아르헨티나 연구진의 논문<CONTINUITY IN SPATIAL SURFACES FOR INDUSTRIAL DESIGN>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제품 디자인을 위한 주기율표> ; 제품 디자인의 형태에 숨겨진 의미 by 그레이 홀란드
많은 사람들에게 디자인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왜 그렇게 힘든 걸까요?
흔히 제품 개발의 과정을 이야기할 때 디자인과 설계(engineering)를 분리해서 따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설계의 경우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정량적인 평가가 가능한 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디자인의 경우 대체로 그렇지 못합니다. 설계의 경우 정량화된 평가를 통해 비교적 쉽게 ‘객관적’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며, 그것은 설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디자인은 ‘직관적’입니다. 경험을 기반으로 하며,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방법으로 이해되고, 때때로 극적인 감정에 의존하게 되는데, 그것은 객관적인 평가를 힘들게 합니다. 결과물을 ‘분석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해주는 디자이너를 위한 ‘고유한 언어’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제품 디자인의 형태를 설명할 때, ‘주관적’인 판단이라는 편견이 따라다니게 됩니다.

 

“성게나 가시복처럼 날카로운 가시를 잔뜩 가지고 있는 생명체의 표면과 반응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명백합니다.
굳이 전두엽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consumer)가 제품을 선택을 할 때 얼마나 감성적으로 대했는지는 쉽게 잊히지만, (디자인을 보고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으로 반응하게 되는)’분석적인 심리’가 디자인을 이해하는 공식화된 언어로써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분석적인 심리’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정의할 수 있는 구조화된 논리에 따랐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디자인에 대한 ‘감성적인 반응’은 고차원의 의식으로만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미숙하고 비이성적인 것으로 무시당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자세는 제품 개발에 있어서 디자인이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장벽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주관적인 관점을 초월해서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는 보편적인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형태(form)는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제품의 구매, 물건의 선택에 대한) ‘감성적인 반응’의 합리화를 위한 첫번째 단계로써 우리 마음을 휘젓어 놓기도 합니다. 자연적인 상태에서 느낄 수 있는 본능적인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장엄한 메타세쿼이아 숲 속을 걷고 있는 중이라면, 아마도 깊은 평온함을 느끼고 있는 중일 것입니다. 숲 속을 걸어가는 동안 가녀린 수풀의 잎사귀들이 손끝에 느껴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길을 가로지르며 나타난 사슴을 발견하고, 심장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정도로 놀랍니다. 이런 상황(forms)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은 인간의 경험을 초월하는 본능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우리는 이런 감정을 정의하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그런 감정은 특별한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이미 오래전부터 본능적으로 존재해온 감정들입니다.

 

제품 표면의 연속성이 소리 없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
이 글에서 저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생명체’와 ‘인간이 만든 물체’가 가지고 있는 ‘형태’와 ‘디자인’이 두 가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하나는 ‘맞닥들이게 될 경험을 예상하게 해주는 전달자(messenger)로서의 역할’, 그리고 또 하나는 ‘예측한 경험이 실제로도 벌어지게 해주는 역할’ 입니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 벌어지게 될 상황에 대한 ‘예상’과 ‘실제 경험’이라고 말 할 수 있으며, 두 가지 역할이 서로 일치 하지 않을 때, 피상적이거나 어색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예상’과 ‘실제경험’이 일치하는 사례를 자연물을 통해 찾아보겠습니다.
 – 다트 개구리의 화사한 색과 무늬는 적들을 독으로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명백합니다.
– 모나크 나비의 화려한 무늬 또한 독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 적들의 공격을 단념시킵니다.
– 성게나 가시복처럼 날카로운 가시를 잔뜩 가지고 있는 생명체의 표면과 반응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명백합니다. 굳이 전두엽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공작의 깃털이 의미하는 웅장함은 확실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 내 유전자는 다른공작들 보다 우월해, 그러니깐 내 짝이 되어줘’ 처럼 말입니다.
– 식물의 개화에서 볼 수 있는 우아함은 생태계의 진화를 설명하는 작은 척도가 됩니다. 자연 속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경이로운 모습 입니다.
– 사마귀는 다른 자연물을 모방해서, 곤충들을 유혹합니다.
이런 예제를 살펴보면, 디자인이 자연 속에서 생명체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 해볼 수 있고 구두로 설명하기 이전에 본능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언어 기반의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시각적 디자인의 힘’과 ‘비언어적인 표현 방식’은 쉽게 무시될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탄젠트한 형태(접선 연속성의 표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형태를 설명할 수 있는 의미가 숨어 있다면, 어떻게 ‘자연물’과 ‘인간이 만든 물체’에 그 의미를 드러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 형태가 가진 의미를 자연스럽게 해체해보고, 기술적으로 단순화된 ‘기하학적인 분류’를 통해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분류에 앞서, 아이러니하게도 CAD에서 통용되는 세 가지 표면의 연속성을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세 가지 표면의 연속성에 대해 알아보면, 이 글에서 주장하는 결론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CAD에서 위치 연속성(Positional Continuity)은 C0 또는 G0으로 불리며, 두 개의 면이 만나서 모서리를 생성됩니다. 접선 연속성 (Tangential continuity)은 C1 또는 G1이라고 불리며,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두 개의 면을 연결하게 해줍니다. 이것은 하나의 선이 두 개의 원호에 연결될 때 최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연속성은 대부분의 모델링 프로그램에서 모깍기(Fillet) 기능으로 불리며, 사용됩니다. 두 표면간의 연결이 부드럽기는 하지만, 원호와 선이 만나는 곳에는 면의 끊김을 보여주는 라인 (break line)이 생깁니다.
만곡 연속성 (Curvature continuity)은 C2 또는 G2라고 불리며, 조금은 설명하기 복잡한 표면입니다. 이것은 두 개의 연속되는 표면의 곡률(the rate of curvature)이 동일할 때 나타납니다. 시각적으로 한 개의 표면이 끝나고 전혀 다른 표면이 시작된다고 말 할 수 없습니다. CAD 용어에서는 ‘A 클래스 표면처리 (class A surfacing)’라고도 하는데, 주로 서페이스(표면)기반의 모델링 프로그램인 Alias, Rhino, Catia 등을 이용해서 만들어됩니다. 만곡 연속성(C2)을 가진 표면의 최고의 장점은 다양한 표면들을 자연스럽게 한개의 표면처럼 보이게 이어주기 때문에 반사체일 경우 끊김없는 표면 반사가 가능하며, 이런 표면은 고급스러운 조형이 요구되는 자동차 외형 디자인에서 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곡 연속성(C2)표면을 기반으로 한 렌더링은 구두로 하는 어떤 설명보다도 시각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통해 세 가지 표면의 연속성의 차이를 확인해보길 바라며, 특히 ‘접선 연속성(C1) 표면’의 경우, 곡면과 만나는 면의 접점과 줄무늬를 적용한 반사면을 보고, 면의 흐름이 어떻게 끊어지고 바뀌는지 확인해보길 바랍니다.

이처럼, 자연물을 살펴보면 다양한 위치 연속성(C0)과 만곡 연속성(C2)의 표면을 지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의 모서리, 야자나무의 잎, 철갑도마뱀의 비늘에서는 위치 연속성(C0)을, 돌고래의 피부, 사암 퇴적물, 우아하게 개화된 꽃잎에서는 만곡 연속성(C2)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두 가지 표면의 연속성은 인간의 감성적인 반응을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위치 연속성(C0)을 가진 표면은 정밀성,정확성,위험성,구조성,신뢰성 등을,
만곡 연속성(C2)을 가진 표면은 세련됨,고귀함,유동성,우아함,고상함 등을,
하지만 접선 연속성(C1)을 가진 표면은 자연물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만든 형태의 의미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표면의 연속성에 대한 분류를 사람이 만든 물건들에도 적용해 보겠습니다. 특히 운송기기에서 찾아보기 쉽습니다. 위치 연속성(C0)의 표면을 지닌 ‘스텔스기’나 ‘캐딜락’의 형태는 ‘위협성’과 ‘정밀성’을 드러냅니다. 만곡 연속성(C2)의 표면을 가진  ‘D-type 재규어’나 ‘B-1 폭격기’는 매혹적인 우아함을 드러냅니다.
자연물에는 없는 ‘접선 연속성(C1)의 표면’을 가진 제품들의 경우 특징적이고 일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능성, 유용성, 효율성, 실용성, 목적성 등과 같은 것입니다. 디자인에서 SUV는 ‘목적 지향성’을 말하는 대명사로 통합니다. ‘오리지널 랜드로버’나 사촌격인 ‘LR3 디스커버리’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송기 CV22’의 디자인도 ‘기능성’을 고려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기역학의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형태라고는 할 수 있지만, 공기역학은 산업 디자이너의 영향력이 미친 것이 아니며, 철저하게 실용적인 목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처럼, 제품 디자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표면의 연속성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치 연속성(C0)의 표면을 가진 제품들은 대체로 ‘정밀성’과 ‘신뢰성’을 요구하는 제품 들입니다. 반면에 만곡 연속성(C2)의 표면을 가진 제품들은 ‘우아함’과 ‘세련됨’을 요구하는 제품들입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접선 연속성(C1)의 표면을 가진 제품들의 경우, 대부분의 소비재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다양한 아름다움을 지닌 자연물에 비해서,
접선 연속성(C1)을 가진 제품들은 형태 본연의 아름다움을 덜 고민한 것입니다..”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제품이 이런 표면을 나타내는 언어들을 고려했을까요? 얼마나 많은 제품이 (모델링 소프트웨어의 한계상) 접선 연속성(C1)으로만 연결된 표면으로만 이루어져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제품들이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해서 디자인 되었을까요?
DeWalt社의 전동 드릴이나, Emeco社의 의자, 접선 연속성(C1)의 표면을 가진 제품들의 포르노 스타와도 같은 Dyson社의 진공 청소기는 ‘기능성’을 표현한 제품으로서 충분히 합리적인 형태로 보입니다. 하지만 휴대폰, MP3플레이어, 컴퓨터, 다목적 가전제품등 대다수의 소비재들은 형태에 있어서 뚜렷한 차별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다양한 아름다움을 지닌 자연물에 비해서, 이러한 제품들은 형태 본연의 아름다움을 덜 고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제품은 도구의 역할을 하므로 이런 접선 연속성(C1)을 가진 표면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도 주장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제품은 사람의 손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오직 설계의 관점으로만 만들어지고, 미묘하고 세밀한 형태를 고민하는 대신, 팔기 좋은 형태로 시장에 나와 선반 한쪽을 차지하게 됩니다.

자, 이제 얼마나 많은 제품이 설계, 비용, 기간의 제약으로 인해 제대로 디자인되지 않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생산은 되었지만, 디자인에 대한 고려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용성이나 질 좋은 경험보다 ‘기능’과 ‘사양’이 개발 과정의 훨씬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사용자의 경험을 측정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자를 우선으로 고려한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어려웠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합리성’에 따라 오직 ‘기능성’에만 집중했던 제품 개발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합리성’의 기준만 따른다면, 제품의 가치를 정량화 할 수 있는 기준으로만 판단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모델링 소프트웨어의 (한계에) 의해서 접선 연속성(C1)의 표면을 가진 제품들이 무수히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개발 프로그램’과 ‘마케팅’에 의해 고객들의 경험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접선 연속성(C1)의 표면은 순수한 자연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형태일 뿐입니다. 제품 개발에 있어서, ‘기능적인 형태’를 추상화시키는 것이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20세기 동안 디자인 기술, 제조, 생산과 관련 된 것들은 ‘심리적인 구조화’에 대한 고민 없이 CAD가 낳은 기하학적인 선들과 원호에 의해서만 진화되었습니다. 그 근원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Form fallows Function)’로 정의되는 ‘바우하우스’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저도 그러한 논리를 구체화한 실용주의(pragmatism)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제한적인 주장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자연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논리였으며, 세상의 가치를 한정적으로 바라보게 하였습니다.
형태 주기율표 (The Periodic Table of Form)
그렇다면, 디자인은 이야기 할때, 이유에 대한 고민이나 이론적인 해석 없이 영감에만 의존해야 할까요? 혹은 자연 세계의 규칙을 따라야만 하는 걸까요? 형태가 가지는 의미를 알기 위해 과학적인 방법을 적용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Alchemy Labs에서는 형태의 종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도표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우선 기능이 있을 것만 같은 가상의 형태(하단 이미지 C0 참조)로 시작해봤습니다. 간단하지만,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형태입니다. 하지만 어떤 기능도 포함되지 않은 형태입니다. 그리고 세 종류의 표면 연속성을 가진 형태(하단 이미지 C0, C1, C2 참조)를 기본으로 배치했습니다. 다윈의 진화론 처럼 기본 형태들을 섞어서 새로운 형태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형태의 주기율표라고 부를 수 있을법한 도표를 만들어 냈고, 복합된 의미를 분석해 낼 수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원소 주기율표 처럼 (형태적인)비율을 얼마든 조정할 수 있고, 혼합할 수 도 있으며, 불순물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이 형태 주기율표를 이용하면, 방 안에 있는 모든 물체의 형태를 설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도 설명 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표면이 혼합된 확실한 예제들을 분석해보고, 형태 주기율 표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검증 할 수 있었습니다.
“2008년형 맥북프로에 비해 , 2001년형 파워북은 어딘가 단조로워 보입니다.”
우선 미공군의 최신 기종인 ‘F-22 랩터 전투기’ 부터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 전투기는 스텔스 기술과 최적화된 공기역학의 원리가 혼합돼 있으며, 각진 위치 연속성의 표면(C0)과 우아한 만곡 연속성(C2)의 표면을 충실히 동시에 구현하고 있습니다.
‘람보르기니 리벤션’ 또한 F-22 처럼 위치 연속성 표면(C0)과 만곡 연속성(C2) 표면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으며, 종이접기를 해둔 것 처럼 매끄러운 표면은 특색있는 정밀함을 드러냅니다.
애플의 ‘파워북’은 위의 예제들과는 정반대되는 형태로써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모서리는 큼직하게 라운드져 있고, ‘바우하우스’의 ‘미니멀리즘’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이러한 형태는 미묘한 만곡 연속성(C2)의 표면 속에서 어딘지 모르게 달콤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디자인 언어로 표현하자면, “나는 사용하기 쉽고, 지적이며, 우아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애플은 이렇게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으며, 이런 부분이 광적인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러한 애플의 차별화된 제조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보면, 경쟁업체들보다 고객들을 더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애플 2008년 뉴 맥북프로의 디자인은 얼마나 더 진화했을까요? 우선 미니멀한 접선 연결성(C1)의 표면이 보이고, 만곡 연결성(C2)의 표면이 적절히 침투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8년 버젼에는 위치 연결성(C0)의 표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절제된 형태는 ‘보다 성숙하고 정밀한 감성이 포함된 우아함’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표면 재질(알루미늄)로 부터 전달되는 강력한 신뢰감은 오늘날 노트북 시장에서 가장 힘든 제조 공정임을 대변합니다. (애플의 알루미늄 제조공정에 대한 열의는  향후 ‘맥북에어’의 개발과 생산을 가능케 하는 토대가 되고 다른 제조업에도 많은 영향을 줍니다,LINK)

만약 디자이너가 제품 디자인에 대한 ‘감성의 본질’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떳떳할 수 없다면, 아무리 열정적으로 설득하려고 한들, 디자인 컨셉의 절반은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제품 개발은 디자인과 설계의 보다 ‘조화로운 접근’을 필요로 합니다. 실제 ‘자연으로부터 도출한 잘 버무려진 인식’과  보다 ‘깊이 있는 감성과 정신’을 요구하는 창의성, 척도 가능성, 그리고 가치성을 필요로 합니다.
 
형태 주기율표는 확실한 목표를 지향합니다. 세 가지 표면 구성법을 이해한 모델링, 디자인이 가진 무형의 특성을 논리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시작점, 형태가 가지고 있는 감성적 의미의 측정, 그리고 무의식적인 선택에 대해 의식을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제품 개발에 있어서 절반의 이야기만을 담고 있는 정량 가능한 것들(설계,마켓팅)에만 집중하기 보다, 완전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서, 소비자가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의식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디자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열린 사고는 ‘이성’과 ‘감성’을 연결해 줄 수 있으며, 그런 ‘목적 의식’을 가지고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합리적인 개발 과정으로 인해 손에서 놓친 (주관적인 판단으로만 남겨둔 디자인에 대한) ‘아름다움의 진실’과 ‘진실 속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디자인의 본래 의미를 찾아서 진실한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Gray Holland는 샌 프란시스코의 디자인 에이전시 Alchemy Labs의 대표이자 설립자입니다. Alchemy Labs은 디자인, 브랜드, 비즈니스를 통합하여 현실화 시킵니다. Alchemy Labs의 모든 식구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Laura McFarland에게 특히 감사의 인사를 남깁니다.
*형태 주기율표는 고화질의 PDF 파일로도 다운로드 가능합니다.Link

 

[우쿠빵의 생각 – 디터람스와 샤오미, 그리고 애플의 최근 제품들을 살펴보면….]
이 기고문이 말하는 바를 요약하자면, C0,C1,C2라는 제품 표면의 연속성을 이해하고, 제품 디자인에 최대한 반영하면, 좋은 제품 디자인, 훌률한 개발 과정이 될 수 있다 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글의 말미에 나오는 음양의 조화와도 같은 ‘디자인’과 ‘설계’의 완벽한 조화를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제품 디자인을 단순히 감성의 영역, 설계를 이성의 영역으로 분류해서 이분법적으로 보기보다는 제품 디자이너는 보다 이성적인 사고가, 엔지니어는 보다 감성적인 사고가 필요함을 말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소위 ‘Design Thinking’이라고 부르는 사고법과 연결된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기성 디자이너에게 부족한 부분은 바로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이며, 디자인 새내기들이 UI나 UX와 같은 논리에만 집중하는 동안 미적인 부분은 놓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한 반증이기도 합니다.
또한 본질적으로 ‘기능성’만 따른 제품들은 아름다움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디자이너들은 서페이스 모델링을 할때 좀 더 심미성을 위한 고민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말합니다. 현장에서 기구팀과 협업 시 양산성의 이유로, 표면의 형상이 변경되는 경우가 많기도 한데,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의 심미성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뿐만아니라, 제품 표면에 대해 과학적인 이해가 가능하면, 클라이언트들의 부정확한 요구에 대해 ‘이유있는 디자인’을 통해서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줍니다. 사출이 어렵다거나,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주관적인 이유로 디자인 변경을 요청할 때, 보다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길 바래봅니다.
한편, 디자인에서 ‘미학적 고려’는 ‘기능적 고려’ 다음이여야 한다는 루이스 셜리반의 Form fallows Function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이라는 말과는 상반되는 주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지나친 기능적 고려가 미학적 형태와의 연결성을 해친다는데 있습니다. 즉, 기능은 기능대로, 형태는 형태대로 완전히 별개의 요소로 디자인되어 출시되는 현재 대부분의 제품 디자인의 오류를 지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브라운社의 제품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던 ‘디터 람스’의 경우에도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가 디자인한 제품들을 보면, 접선 연속성(C1)의 표면보다는 위치 연속성(C0)의 표면에 가깝게 디자인 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대량생산과 기능성을 의미하는 무분별한 탄젠트라인(C1)을 절제했기에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깊이있는 고민이 녹아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것은 근래의 사례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중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기업 ‘샤오미’인데, 발뮤다社의 공기 청정기를 모방한 듯 하지만, 발뮤다보다 훨씬 더 대끈하게 정리된 형태를 보여줍니다.[Link] 미니멀리즘을 표방한 제품을 카피할 경우 봉착하게 되는 문제가 바로 오리지널 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저렴함’이 도드러지게 된다는 건데, 샤오미의 경우 스마트폰의 UI [LINK]에서 보여준 것 처럼, 미적인 부분과 논리적인 부분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S전자보다 디자인에 대한 본질을 애플만큼이나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본 글은 기고된지 5년이나 된 글이지만, 여전히 애플의 디자인에서는 표면의 연속성에 대한 깊이있는 디자인의 요소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방법론과 툴킷, 그리고 신기루의 글에서 예로 들었던 황금비율의 애플 로고에 대한 허상만큼이나, 주관적인 글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3GS의 경우 만곡 연속성(C2) 표면을 후면에 사용해서, 기능성 위주의 접선 연속선(C1)의 표면만을 사용하던 경쟁사들의 휴대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욕조 같은 형태’를 제안합니다. 물론 당시 이러한 만곡선 형태의 디자인은 다른 제품들의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아이폰4의 경우 철저한 위치 연속성(C0)의 표면을 사용해서 알루미늄 가공의 한계와 더불어 자연물에서 볼 수 있는 정밀성, 정제성을 통해 감성적인 만족감의 극을 보여줍니다. 제품 디자이너들 사이에선 어떻게 설계했을까, 어떻게 이런 금형을 만들었을까, 어떻게 이렇게 양산했을까 등에 대한 이슈를 만들어 내며, 또 한번 디자인과 제조의 혁신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아이폰6의 후면 디자인이 처음 공개됐을 때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흔하디 흔한 접선 연속성(C1)의 표면을 가진 디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전이 숨어 있었습니다. 두께를 줄이려는 기능성을 따르면서 후면의 형태가 가진 감성적인 만족감은 줄었지만, 전면 디스플레이에 부피감을 줌으로써, 만곡 연속성(C2)의 표면을 전면 모서리에 집어넣는 센스를 보여줍니다. 앱둥이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역시 ‘애플’이라는 말을 내뱉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UI와 UX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붐은 디자인이 얼마나 논리적일 수 있는지를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반대로 제품 형태에 대한 연구는 오히려 과거에 비해 무덤덤해지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4년 들어 IoT가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많은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제품 디자인이나 생산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품이란, UI/ UX뿐만 아니라, 형태 그 자체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