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_Tactical Urbanism : 전술적 공공 디자인

About Tactical Urbanism ; ‘전술적 공공 디자인’에 대해서

지난 주말 동안 여러 미디어에서 서울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소식들이 들려 왔습니다. 네덜란드의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 RTM100에서 영감을 받은 정성빈 님의 ‘서울 100′ 프로젝트[link]’,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의 ‘LOUD프로젝트 [link]’가 바로 그것입니다.
두 프로젝트 모두 요약하자면, 시민들이 공공장소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도록 즉각 즉각 아이디어를 실천해보는 프로젝트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실천형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들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지자체나 정부 주도의 공공 디자인과 이런 프로젝트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간단히 정의 하자면, 지자체및 정부 주도의 공공 디자인은 전략적(Strategic)으로 이루어 지는 반면에, 이런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들은 전술적(Tactical)으로 이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략 (Strategy)은 = 무엇을 할 것인가(What To),
전술(Tactics)은  =  어떻게 할 것인가(How To) 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인용 link]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전략은 계획에 해당하며,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변동이 거의 없는 규칙과도 같은 반면, 전술은 실천에 해당하며,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언제든지 현장에 적용해 볼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얼마 전 서울의 버스 정류장을 모두 다니며 화살표 [link] 를 붙였던 이민호님의 프로젝트나, ‘껌 프로젝트 [link]’를 진행했던 김형철님의 프로젝트등도 앞서 예를 든 두가지 프로젝트와 같은 ‘전술적 공공 디자인 (Tactical Urbanism) 프로젝트’ [1]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철저한 계획하에 ‘전략적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를 실행 해야하는 지자체나 정부의 입장에선 전술적 공공디자인은 시간,비용,정책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무리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 결과 지자체와 정부 중심의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는 완료 후 수정 보완의 단계 없이 장기간 방치되기도 하며, 시민들의 민원을 감내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수년째 반복하고 있습니다.

The circle of tactical urbanism (in Hamilton, this is a U-shape) http://www.raisethehammer.org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위의 도표의 예시와 같이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전략과 전술이 순환되는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이런 시민 주도의 전술적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의 등장은 지자체의 전략적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더 우수한 전략/전술적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가 탄생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밑거름이 되는 프로토 타입 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실례로 현재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 전략/전술적으로 세계 최고의 자전거 도시가 되는데는 1970년대 초등학생들이 도로를 놀이터로 만들기 위해 특정 구역을 점거했던 전술적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들이(-하단 영상 참조-) 촉진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 De Pijp, Amsterdam 1972 ]
<전술적 공공 디자인의 사례 및 분류>
전술적 공공 디자인의 실천에 있어서, 어떤이들은 Gamification(게임화)을 통해 접근하기도 하고, 플래시 몹, 행동 변화 유도를 유발하는 공공장소 해킹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합니다.[2] 더 나아가서는 오픈 데이터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응용하는 사례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때때로 그 모습은 정치에 대한 비판이나 반사회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의사를 표시하는 비폭력적인 훌륭한 표현수단이라는 데는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사회 참여 활동을 카테고리화해서 특정 용어로 정의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전술적 공공 디자인은 국외에서도 디자이너,건축가,음악가,예술가 등 고립된 자아 속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함께 연대하여,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공공 예술/디자인 전반에서 벌어지는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Traffic Light Lets You Play Pong ]
01.게임화(Gamification)를 통한 전술적 공공 디자인
위의 예제는 독일의 Hawk대학의 인터랙션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신호등에 설치한 디지털 탁구 게임이며, 건너편의 사람과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게임을 하게 해준다는 표면적인 내용 이외에도, 무단횡단을 줄이는데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다른 예로 한 자동차 회사의 시민 참여 프로젝트로 진행 되었던 The Funny Theory [ link ], The Dancing Traffic Light [link], 동유럽에서 진행된 팔레트 스케이트 프로젝트 [link] 등도 게임화(Gamification)를 활용한 전술적 공공디자인의 사례라고 볼 수 있으며, 주로 광고 프로모션에서 활용하는 경향으로 나타납니다.
[ Leónidas Martín en Creativetime Summit (2012) ]
02.플래시 몹(Flash mob) , 비폭력 시위 (Nonviolence Protest)를 통한 전술적 공공 디자인
위의 예제는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New media 및 Political Art를 가르치고 있는 레오니다스 교수의 프로젝트 발표 영상입니다. 이번 학기 Social Design 코스의 초빙 강사로도 초대되어 유사한 발표 자료와 워크샵을 진행했었는데, 상당히 인상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영상의 5분40초부터 소개되는 프로젝트는 2011년 스페인의 최대 규모 방키아 은행의 파산을 정부가 구제 [link] 하면서, 230억 유로라는 사회비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을 플래시 몹으로 표현한 것 입니다. 내용을 소개하자면, 방키아 은행의 계좌를 해약하는 고객을 여러 무리가 따라 들어가서 계약을 해제하는 순간, 갑자기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며 파티를 엽니다. 그리고 경찰이 오기 전에 파티를 끝내고, 합법적(?)으로 은행을 다시 나서는 식입니다. 이런 플래시 몹이나 비폭력 시위를 활용한 전술적 공공 디자인의 다른 예로,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참가자들이 헤드폰을 쓴 채 침묵의 축제를 벌이는 Silent Climate Parade [link], 세월호 사건 이후 답답한 심정을 광화문 광장에서 물과 대붓으로 글로 적어 내려간 할아버지들의 이야기 [link],  청계천 물고기들의 떼죽음을 물과 스텐실로 풍자한 Water Drawing Performance [link], 그리고 전 세계의 이런 사례들을 모아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일상의 반란 (Every Rebellion) [link] 등이 있습니다.
[ Sesame Street: Air Bear ]
03.공공장소 해킹 (Hacking public space)을 통한 전술적 공공 디자인
위의 예제는 뉴욕의 사진가 Joshua Allen Harris가 진행한 프로젝트 [link] 이며, 버려지는 비닐 봉투들을 조합하여 지하철 환풍구에 펼쳐 두면 지하철이 지나갈 때마다 바람에 의해 부풀어 오른 비닐 봉투가 동물의 형상을 띄면서 환경보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앞서 소개된 서울100, LOUD, 버스 노선 화살표, 껌 프로젝트 등도 이런 공공장소 해킹에 속하는 전술적 공공 디자인으로 볼 수 있으며 많은 곳에서 실행 중인 커뮤니티 가든 [link] 이나 게릴라 가드닝 [link] 도 일종의 공공장소의 해킹으로 볼 수 있습니다.
[ The architecture of protest | Diana Contiu | TEDxViennaSalon ]
그 밖에 2014년 전술적 공공 디자인의 새로운 실천 방식을 보여준 Hypotopia 프로젝트도 인상적인 사례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의 6번째 규모의 Hypo 은행이 여러 국가와 공모해 각종 돈세탁 창구로 활용되다가 파산에 이르게 되자 오스트리아 정부에서는 스페인의 방키아 은행처럼 190억 유로의 사회비용을 동원하여 구제하게 됩니다.
오스트리아 국민들에게도 구설에 올랐지만 순식간에 잊혀지고 마는데, 비엔나 공과대학교 (Technische Universität Wien)의 건축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190억 유로가 얼마나 큰 규모의 사회비용이었는지를 증빙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화로 25조 원에 다다르는 이 돈이 얼마나 큰 규모의 금액인지 사람들에게 직접 피부로 느끼며, 확인해볼 수 있게 하려고, 동일 비용으로 건설할 수 있는 도시의 축소 모형을 만듭니다.
만약 정부에 25조 원의 무의미한(?) 세금을 주는 게 아니라, 이 돈을 이상적인 도시를 만드는데 운용할 수 있게된면, 이 정도의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런 이유에서 문제가 되었던 은행의 이름인 Hypo와 유토피아의 topia를 합성해서 이렇게 Hypotopia ‘히포토피아’ 라고 이름을 정했다고 합니다.
시멘트 블럭과 나무, 조경이 인쇄된 부직포 등으로 만들어 졌는데, 인구 10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1200km²의 도시의 축소 모형이며, 25조 원이면 이들이 살 수 있는 주거지와 발전소, 공장, 교통시설 등 주거를 위한 모든 제반 시설의 구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교육기관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모든 에너지는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해서 자가 생산이 가능합니다. 25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의 가치가 느껴지나요?
<마무리하며..>
이렇게 전술적 공공 디자인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이것은 선진국도 예외 없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도시와 사회에 대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움직이려고 하는지를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Social Entrepreneurs)과 같은 비즈니스 영역의 활동이나,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마을 만들기 운동과는 또 다른 맥락의 사회 참여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므로 지속가능하며, 전술적 공공 디자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전문직을 가지고 있거나, 각자 나름의 생업수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각종 이해관계가 물려있는 연대(Solidarity) 속에서 착한 일을 한다는 이유아래 님비나 집단 탈도덕화에 이르게 되는 문제로 부터 자유로울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Social Design이란 전공을 시작했던 계기는 전봇대 전단광고 [link] 와 같은 소소한 문제들부터 복잡한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들에서 비롯됐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연구하는 학업으로서의 접근 보다는 ‘실행’이 중요함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출국전 진행했던 몇 가지 프로젝트들은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생각보다 팀을 꾸린다는 것이 어려웠고, 개인적인 관찰 이상의 효과를 이끌어 내기에는 아이디어의 한계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전술적 공공 디자인은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드는 행위일 경우가 많아서, 종종 소음이 뒤따르며, 부정할 수 없는 법적인 근거들을 제시 하여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때론 개인이나 기업의 비즈니스를 위해 상업적인 용도 [주로 광고] 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지만 않다면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광고 연구소의 프로젝트들 [link] 처럼 전략/전술의 조화, 기업과 정부, 시민의 협업을 보여주는 좋은 광고의 예들도 있고, 결국 실천 하는 사람들이 세상과 사회의 변화에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전술적 공공 디자인과 전략적 공공 디자인을 완전히 분리해서는 생각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개인이든 지자체든 분명 양쪽을 다 고려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전술적 공공 디자인에 대한 실천은 도시와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시민들의 시대정신이나 의무일지도 모릅니다. 이 글이나 위의 사례들을 본 분들이라면 새해에는 정말 사소하더라도 한 가지 정도의 전술적 공공 디자인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예제 중 일상의 반란 (Every Rebellion) [link] 은 예고편에서 이야기하는 바만 정리해봐도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에 대한 대답을 던져줍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법에는 비즈니스적인 접근부터 사회운동까지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누구나 손에 깃발을 들고 거리에 나오는 게 어떨 땐 더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일상에서의 끊임없는 질문과 실천이 ‘전술적 공공 디자인’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ISSUU에 소개된 ‘전술적 공공 디자인'[link] 에 대한 책의 소제목을 기록하며, 글을 마무리 지어봅니다.
“Short-term Action, Long-term Change”
[주석]
[1] 전술적 공공 디자인 (Tactical Urbanism) 용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남겨 보자면, ‘어바니즘(Urbanism)’은 조경이나 건축, 도시계획을 전공 하지 않은 입장에선, 한국어로 번역해서 정의하기에 어려운 단어입니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Landscape urbanism), 뉴 어바니즘(New Urbanism), 그린 어바니즘 (Green Urbanism)등 전문 분야에서도 각각 주장하는 도시의 이상적인 모습을 표현되는 다양한 어바니즘들에 대한 영문명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도시 주의’ 혹은 ‘어바니즘 운동’이라고도 말하지만 Urbanism 이라는 표현 자체에 이미 ‘운동’ 및 ‘변화를 위한 자발적 참여’에 대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시 운동’이라는 정의하에 좀 더 직관 적인 표현을 빌려 ‘공공 디자인’으로 제시 했습니다.
[2] 전술적 공공 디자인을 세분화 하는 기준은 정확히 규정된 바가 없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실행된 프로젝트들을 개인적인 기준으로 분류해본 것이며, 프로젝트 성향에 따라 한가지 영역으로만 규정짓기는 어렵다는 것을 밝혀둡니다.
[추가된 참고 예제 링크] updated:2015.09.07
1.뉴욕 지하철을 위한 100가지 아이디어 – 100 Ideas for Improving the New York City Subway in 100 Days [link]
2.계단 극장 – Cinema on Stairs[link]
3.길거리를 업무 공간으로~! – Public office by Studio Shelf [link]
4.게릴라 공공 디자인 (도로표지판), EPP(뉴욕 지하철 승강장 안내사인) – Guerrilla Public Service
5.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지역의 게릴라 안내 사인 – DIY Wayfinding Signs
6.Walk Bump – Forget Crosswalk Buttons, Pound the ‘Walkb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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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안녕하세요 글 정말 잘 보고 갑니다. ㅜㅜ 환경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학생으로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입학 예정자입니다.
    평소에 생각을 하더라도 실천은 뒷전이었는데 이 글을 보고 큰 반성을 하게 되었어요.
    대한민국 입시에 쩔어서 살다보니 제가 하고 싶은 게 뭔지도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 글 안에 담긴 내용들이 다 주옥같아서 ㅠ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궁금한 점을 메일로 보내드려도 될까요?
    그냥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기도 하고.. 일단 대학에 가면 거기서 얻는 것도 많겠지만
    디자인에 관해서도 궁금한 게 있으면 연락드려도 될까요?
    바쁘신 분께 무례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만,,
    부탁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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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ply

    1. 안녕하세요, 이글은 망한글(?)로 생각했는데 흥미롭게 봤다니 감사합니다 🙂 도움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메일이나 페이스북 메시지로 얼마든지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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